북마케도니아 나이트클럽 화재 참사, 59명 사망... 유럽 최악의 화재 사고
2025년 3월 16일 새벽, 북마케도니아 동부 도시 코차니(Kochani)에서 발생한 나이트클럽 화재로 최소 59명이 사망하고 155명이 부상당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이번 사고는 최근 유럽에서 발생한 나이트클럽 화재 중 가장 큰 인명 피해를 낸 사고로 기록되었습니다.

화재 발생 경위와 원인
화재는 현지 시간으로 16일 새벽 2시 30분경 코차니 지역의 '펄스(Pulse)' 나이트클럽에서 발생했습니다. 당시 클럽에서는 현지 인기 밴드 DNK의 공연이 진행 중이었습니다. 내무부 장관 판체 토슈코프스키(Panche Toshkovski)에 따르면, 화재는 공연 중 사용된 불꽃 특수효과가 천장의 가연성 자재에 옮겨붙으면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클럽 내부에서 촬영된 영상에는 무대 근처에서 불꽃 장치가 스파크를 발산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습니다. 이 스파크가 천장에 옮겨붙으면서 순식간에 화재가 전체 클럽으로 확산되었고, 짙은 연기가 발생했습니다. 화재 발생 직후 클럽 내부는 공황 상태에 빠졌고, 많은 사람들이 출구로 한꺼번에 몰리면서 압사 사고까지 발생했습니다.
사상자 현황과 구조 작업
코차니 종합병원의 크리스티나 세라피모바(Kristina Serafimova) 원장에 따르면, 사망자들은 대부분 18세에서 23세 사이의 젊은이들로, 연기 흡입, 화상, 그리고 화재로 인한 압사가 주요 사망 원인이었습니다. 특히 클럽에는 출구가 하나밖에 없어 대피 과정에서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부상자 155명은 대부분 14세에서 24세 사이로, 이 중 10명은 중태로 인공호흡기에 의존해 생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중상자들은 국내 다른 지역 병원이나 인근 국가로 이송되었습니다. 국가 미디어 MIA에 따르면 최소 152명의 부상자가 전국 여러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며, 많은 피해자들이 얼굴과 손에 2도 화상을 입은 상태입니다.
가족들의 슬픔과 실종자 수색
사고 소식이 전해지면서 콘서트에 참석했던 젊은이들의 가족들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정보를 요청하고, 전화번호와 개인 정보를 공유하며 실종된 가족을 찾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세라피모바 원장은 피해자 중 약 절반만이 신분증을 소지하고 있었다고 밝히며, 실종자 가족들에게 코차니 병원을 방문해 사랑하는 이들을 확인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현지 주민 드라기 스토야노프(Dragi Stojanov)는 21세 아들 톰체(Tomce)가 화재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는 내 유일한 아이였어요. 더 이상 살아갈 이유가 없습니다. 150개의 가정이 산산조각 났습니다"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22세의 마리 타세(Mari Tase)는 현지 채널 카날 5(Kanal 5)와의 인터뷰에서 화재 현장에서 탈출하려다 바닥에 넘어져 다른 사람들에게 밟혔다고 증언했습니다. "모두가 자신을 구하려고 했어요"라고 그녀는 회상하며, 혼란 속에서 자신의 여동생을 잃어버렸다고 덧붙였습니다.
수사 진행 상황
내무부 장관은 화재 원인과 클럽의 안전 규정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까지 나이트클럽 소유자를 포함해 4명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되었으며, 경제부와 검찰은 나이트클럽 관련 서류와 책임자들에 대한 자료를 수집 중입니다.
법무부 장관 이고르 필코프(Igor Filkov)는 이번 참사와 관련된 모든 당사자들이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내무부 대변인은 클럽의 허가증과 안전 조치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질 것이며, 정부는 책임자들에게 책임을 묻는 "도덕적 의무"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제사회의 반응
이번 참사 소식이 전해지자 유럽 전역에서 애도의 메시지가 쏟아졌습니다. 유럽연합 외교정책 책임자 카야 칼라스(Kaja Kallas)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깊은 슬픔"을 표하며 EU가 "마케도니아 국민의 슬픔과 고통을 함께한다"고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도 X(구 트위터)를 통해 "부상자들의 빠른 회복을 기원합니다. 우크라이나는 이 슬픈 날 우리 (북)마케도니아 친구들과 함께 애도합니다"라고 적었습니다.
미국 대사 안젤라 아겔러(Angela Aggeler)도 소셜 미디어를 통해 희생자들에 대한 슬픔을 표하며 미국 대사관의 지원과 자원을 제공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이번 사고는 최근 기억에 남는 가장 치명적인 나이트클럽 화재 중 하나로, 2015년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발생한 화재(64명 사망)와 2013년 브라질 산타마리아 나이트클럽 화재(240명 이상 사망) 등과 함께 불꽃놀이가 원인이 된 비극적인 사례로 기록될 것입니다.